보통은 친정이나 시댁에서 아이를 봐줄 거라고 은근히 기대하기도 한다.
하지만 나는 처음부터 시어머님이나 친정어머니를 육아와 연관지어 생각하지 않았다.
우선 친정어머니나 시어머니께서는 내 아이를 키워야 할 의무가 전혀 없으시다.
그분들은 이미 나와 내 남편을 키우시면서 부모로서 할 도리를 다 하셨다.
그리고 부모님께도 나름대로 당신들의 생활이 있는데,
손주를 위한다는 명목하에 희생을 요구할 수는 없다.
이런 이유도 컸지만,
그보다는 어쨌든 내 아이는 나의 영역 안에서 키워야 한다는 나만의 원칙이 있었다.
일차적으로 그 아이를 길러내고 양육하는 모든 책임과 의무가 부모인 나에게 있기 때문이다.
또한 장기적으로 내 일을 봤을 때도
양육에 필요한 시스템을 만드는 게 훨씬 효과적이라 생각했다.
1,2년 일하고 그만둘것도 아니고
평생 일한다고 가정했을 때, 언제까지나 어른들께 아이를 맡길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.
조미진, <그녀에게선 바람소리가 난다>





